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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이 브랜드를 만든다: MECCAS 모델]WEEKLY INSIGHTS 2022. 7. 4. 22:59
결국 상품이 브랜드를 만든다
제품의 기능성만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입니다. 있다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혁신적인 기능의 발전을 이뤄냈거나 혹은 고객들이 크게 관심을 주지 않을 사소하고 국소적인 부분에서의 우위일 확률이 높습니다. 흔히 이미지 싸움이라고 하지요. 제품 기능성의 시대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로 경쟁하는 시대입니다. 이조차도 이미 오래된 개념이라며 혹자는 이미지 경쟁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국면에 도달했다고도 하지요. 그럼에도 현업에서는 여전히 이미지 싸움이 한창이기에 마케터가 어떻게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지 그 대표적인 방법론 중 하나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어떻게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저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좋은 이미지를 골라서 메시지를 내면 될까요? 물론 아닙니다. 스마트 컨슈머라고도 불리는 요즘의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메시지에는 소위 RTB(Reason To Believe)가 필요합니다. 소비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담은 메시지여야 비로소 좋은 이미지는 우리 브랜드에 덧씌워집니다. 그리고 이 ‘근거’는 주로 우리가 파는 ‘상품’이 됩니다.
상품의 속성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끌어내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델이 있습니다. 수단-목적 사슬이라고도 불리는 MECCAS(Means_End Chain Conceptualization of Advertising Strategy) 모델입니다.
MECCAS 모델 (수단-목적 사슬) 다소 복잡한 단계가 있어 보이지만 요는 ‘제품의 속성’과 ‘기능적 결과’가 소비자가 달성하고자 하는 어떤 ‘바람직한 상태나 가치’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지를 파악하여 광고 메시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여기서 ‘바람직한 상태’나 ‘가치’가 바로 브랜드의 가치이자 이미지가 될 것입니다. 이 모델을 알고 있지 않다고 해도 실은 모든 마케터가 컨셉을 만들 때 자연스럽게 거치는 사고의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제품 속성을 활용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자 한, 가장 직관적인 광고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스타트업 책상에서 가능성을 열어주는 책상으로
데스커(DESKER)를 아십니까? 스타트업/디자이너 특화 책상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가구 브랜드입니다. 덕분에 소수의 코어타겟은 확보하였으나 대중적인 인지도는 시장 내에서 매우 낮은 상황이었지요. 때문에 업체는 잠재고객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데스커, 가능성 앞으로> 캠페인입니다.
I AM STARTER
I AM HUNTER
I AM PLAYER
I AM PAINTER
I AM DREAMER
I AM DESKER
가능성 앞으로
- 데스커 광고에서 발췌
광고에서는 스타트업/디자이너뿐만이 아닌 모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데스커 책상 앞에서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데스커 책상 앞으로 오는 것이 곧 가능성 앞으로 오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요. MECCAS 모델을 대입해본다면 ‘일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가구’라는 책상의 속성과 ‘일이 잘 된다’라는 기능적 결과를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는 책상 브랜드라는 이미지’로 연결시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원래부터 스타트업/디자이너 ‘일’과 관련되어있던 브랜드의 기존 이미지도 속성의 하나로써 새로운 이미지를 설득력 있게 만드는 데 일조하였을 것 같습니다.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책상이라니. 책상의 기능성이 자연스럽게 강조되는 것은 덤이겠습니다.
공유 택시에서 기회를 잡도록 도와주는 이동수단으로
데스커와 유사한 해외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비록 우리나라에는 정착하지 못하였으나 그럼에도 모두가 알고 있는 글로벌 공유 택시 브랜드, 우버(UBER)입니다. 우버 역시 단순한 공유 택시 서비스 업체가 아닌, 고객들이 자신의 가치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브랜드로 남고자 하였습니다. 우버의 브랜드 캠페인 <Doors Are Always Opening> 입니다.
Whatever your ambition.
Whatever your drive.
Whatever you're chasing.
Opportunity is everywhere.
Uber. Doors Are Always Opening.
- 우버 광고에서 발췌
광고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로 향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누구는 출산이 임박하여 병원으로 향하고, 누구는 중요한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기 위해 거래처로, 누구는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만들기 위한 장소로 향합니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택시의 문이 열리는 순간, 그들은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게 됩니다. 우버라는 빠르고 편리한 이동수단으로 삶의 중요한 기회들을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MECCAS 모델에 대입해본다면 ‘목적지로 가는 이동수단’이라는 택시의 속성, ‘어디서든 부르면 온다’는 앱 서비스의 속성과 이로 인한 기능적 결과인 ‘언제 어디서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점’을 ‘삶의 중요한 기회를 잡도록 도와주는 브랜드 이미지’로 연결시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중요한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잡기 위해 어디론가로 급히 가야 할 때, 이 광고를 본 우리는 우버를 먼저 떠올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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